걷는 사람, 하정우
Ease Pick #Book
오후 4시, 스마트폰에 오늘의 목표 걸음 수를 확인했다. ‘목표까지 7천보 남았습니다’
그저 평범한 직장인에게 걷는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임무다. 그래서 나에겐 걷는다는 행위 자체가 또 다른 숙제처럼 되어버렸다. 만 보 목표를 채우지 못한 날에는 하루를 헛되게 산 듯한 패배감에 휩싸이는 것이다.
그래서 배우 하정우의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책을 선물받았을 땐 사전만큼 두꺼운 수학 문제집을 받아 든 기분이었다. (필자는 수학을 매우 싫어했다!) 그리고 고백하건대, “시간 많은 배우니까 걷는 것도 가능하겠지. 걷는 거 좋은 거 누가 모르나”라고 짐짓 외면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는 배우가 되고서도 매일 아침 1만 6천보 이상을 걷는다. 런닝머신을 뛰고 아침을 챙겨 먹으며 별일이 없는 한 일단 나가 걷는다. 그것이 그의 루틴이다.
그러는 동안 직선으로 관통할 길을 에둘러 가기도 하고, 10만 보 걷기를 하는 날엔 다리가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고 모든 게 귀찮아져 포기할까 주저하기도 한다. 그런 그도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있는데, 그때는 ‘이렇게 누우면 안돼, 건강 생각해야지’라고 다그치기보다 그저 딱 한 걸음만 내딛는다고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음 걸음이 따라오더라고.
나는 그저 ‘만 보 달성’이라는 아주 큰 목표에 매몰되어 있었을 뿐, 한 걸음 내디뎌 보려 한 적이 없다. 발을 떼기도 전에 안 되는 이유만 찾고 좌절했다. 오늘은 그가 말한 대로 생활 속 걸음, 생보를 실천해보려고 한다. 잠깐 서서 업무를 보고, 동료들과 서서 제자리걸음 하며 이야기해봐야지. 밥 먹고 커피 마시러 가는 길에 엘리베이터 말고 계단으로 걸어가 봐야지. 그리고 ‘너 이렇게 나태하게 살아도 괜찮니?’라고 책망하기 보다 그저 한 걸음 디딘 나를 칭찬해 줘야겠다.
한 걸음이 가장 무겁고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머릿속에 굴러다니는 온갖 고민과 핑계가 나를 주저앉히는 힘보다 내 몸이 앞으로 가고자 하는 힘이 더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걷는 사람, 하정우 中
이달의 책으로 <걷는 사람, 하정우>를 소개합니다. 이 책을 읽을 때는 여러분도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서서 보는 것을 권합니다. 아마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이 더 쉽게 이해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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