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발레라면
Ease Road
4월은 한 시인의 말처럼 잔인하게 시작됐다.
직장 생활에서 처음으로 ‘고배를 마셨다’. 그 맛이 어찌나 쓰고 힘들던지, 동료들의 위로도, 동조도, 혹은 동정도 모든 것이 힘이 되지 않았다.
3일을 꼬박 앓고 처음 밖으로 나온 날, 터덜터덜 발레 클래스에 갔다. 1년 넘게 배운 발레 클래스는 내 삶의 큰 위안이었다.
하지만 그날따라 발레도 잘되지 않는다 (원래도 잘 하진 못한다). 턴 동작도, 공중으로 도약하는 ‘그랑제떼’라는 점프도 모든 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런 나에게
“턴과 점프라는 결과물만 생각하지 마세요. 모든 동작에는 플리에(꼿꼿한 자세로 두 무릎을 굽히는 동작)라는 준비 동작이 잘 되어야 아름다운 동작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모든 에너지를 응축해서 바닥으로 보냈다가, 그 에너지의 힘을 받아서 날아 올라야 해요” 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이어졌다. 과연 플리에 동작을 좀 더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했더니 더 높게 공중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발레리나들도 매일 몇 시간씩 발레 바를 잡고 정확한 플리에 동작만을 연습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지리한 기본 동작의 반복을 이기고 나면, 그들은 무대에 서서 세상의 모든 중력을 거부하는 듯 행복한 표정으로 춤춘다.
그것을 인생이란 무대에 대입한다면 더 좋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 나와 싸우며 내공을 가다듬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을 터. 비록 지금 잠시 움츠러들었지만 그 에너지를 모으고 모아 때가 되면 더욱 크게 높이 도약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 년이란 시간을 더 얻었다. 이 기간을 어떻게 만들어갈지는 오롯이 나에게 맡겨진 일이다.
아름다운 봄, 좌절을 겪고 있을 수많은 또 다른 ‘나’에게 얘기하고 싶다. 우리 모두 기꺼이 움츠러들자. 대신 더 멋지게 날아오를 준비를 하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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