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가는 날
Ease Road
푸른 산이 눈앞에 있던 그 집, 1004호는 우리 부부의 첫 집이었다.
1004호에서의 이사를 하루 앞둔 밤, 뭔지 모를 두근거림과 막연한 두려움에 잠을 이룰 수 없어 서재 방으로 향했다. 묵은 짐을 정리하고 있는데 봉투에서 툭- 하고 사진 하나가 떨어진다. 결혼식을 마치고 남편과 이 집으로 와 찍은 최초의 사진이다. 1004호 명패 아래 현관문 앞에서. 알콩달콩 잘 살아보자고 사진을 찍은 모양이다.
그제서야 이 집에서의 추억이 떠올랐다. 오래된 집이었지만 그 나름대로 공들여 가꿨다. 처음으로 부모님 곁을 떠난 후 장만한 오롯한 나의 공간. 계절마다 패브릭을 바꾸고 식물을 키우고, 주말이면 쓸고 닦는데 여념이 없었다. 둘이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고, 서로를 위해 음식을 준비하며 그렇게 5년을 보냈다. 하지만 설렘은 잠깐이고, 이후엔 익숙함만이 남아 불편한 것들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음을 고백한다.
이삿날 아침, 짐이 하나 둘 집에서 나가며 텅 비어가는 공간을 바라봤다. 어째 어른이 될수록 무언가와 이별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그것이 추억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매일 이별하며 사는 것이 인생이라 하더라도 과거에 안녕을 고하는 것은 여전히 아쉽다. 언제쯤이면 우리는 헤어짐에 익숙하게 될까. 그걸 알게 되는 때가 올까.
문을 닫고 나오며 그곳에 우리 부부 첫 5년의 기억을 담았다. 그리고 그 공간을 채울 다른 가족의 행복을 바라는 염원도 두고 나왔다. 그 집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추억의 한 공간으로 남길 바라며.
당신의 공간에는 기운이 깃들어 있다는 말을 믿나요? 저는 믿는 편입니다. 햇살 가득하고 따사로운 기운이 나를 감도는 곳에 들어서면 온갖 시름이 잠시 잊혀지는 듯 하죠.
저에겐 성재영이즈피부과가 그렇습니다.
마음을 정화하는 청명한 블루를 한껏 눈에 담고, 그와 대비되듯 자연 그대로의 컬러를 담은 테라피룸에서 공간이 주는 치유의 힘을 흠뻑 느끼며 잠시 당신을 맡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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