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네 집
Ease Pick #Book
‘앨범 저장 공간이 부족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고 스마트폰 앨범을 처음부터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기억나는 순간도 있었지만, 의미 없는 사진이 더욱 많다. 조금이라도 흔들리거나 감성(?)이 충만하지 못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삭제하면 그만. 그만큼 쉽게 찍고, 쉽게 잊히는 것이 요즘 사진이다.
이제 줄어드는 필름 수를 걱정하며 작은 뷰 파인더에 의지해 사진을 찍던 이야기를 들먹거린다면, 그것이 공상과학만화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필름을 사진관에 맡기고 인화되는 날을 기다리던 설렘을 나는 기억한다. 빨간 표지로 된 <윤미네 집>을 펼쳐 들었을 때, 나는 사진관에서 금방 나와 봉투를 열 때와 같이 설렜다.
<윤미네 집>은 토목공학자이자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전몽각 교수가 첫 아이인 윤미가 태어나면서부터 결혼하던 날까지 찍었던 사진을 책으로 엮었다.
배냇짓을 하는 아이, 처음으로 등교한 날… 그리고 점차 아빠의 카메라를 의식하고 혼자 있길 원하며 한 인간으로 자아를 찾아가는 아이, 마침내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아빠의 곁을 떠나던 날까지. 그야말로 꾸밈없는 가족의 일대기다.
감성적인 글도 없고, 뛰어난 기교도 없지만 흑백의 사진 너머 그때 그 시간이 영화처럼 총천연색으로 다가온다. 그때의 온기, 소박하지만 따뜻했던 밥상, 언제나 그리운 젊은 나의 부모님… 그때가 미치도록 그리운 것은 ‘윤미’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감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성재영이즈피부과에서 이 달의 책으로 <윤미네 집>을 준비했다. 기다리는 시간, 이 책을 펴 보길 권한다.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도 기다린다. 어떤 분야든 좋다. 당신의 책 한 권을 여러 사람과 나누는 기쁨을 경험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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