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캐 있으세요?
그야말로 ‘또 다른 나’의 전성기, 부캐의 시대다.
부캐. 본래 게임에서 사용되던 언어로 온라인 게임에서 본래 사용하던 계정 이외 새롭게 만든 ‘부캐릭터’의 준말이다. 코로나로 집콕이 일상이 되고 SNS를 통한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폭발한 2020년을 기점으로 이 ‘부캐’ 현상은 게임을 뚫고 나와 일상생활에 자리 잡았다.
부캐 유행의 최정점을 알린 것은 바로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유재석이다. 그는 매주 다른 자아와 직업을 가지고 다가왔다. 트로트 가수 ‘유산슬’, 마음 배달부 ‘유팡’, 라면 끓이는 섹시한 요리사라는 뜻의 ‘라섹’까지. ‘언제나 성실하고 올바른 MC 유재석’이라는 정형화된 이미지를 깨고, 실수도 하고 다소 센 멘트를 내뱉어도 ‘부캐’니까 허용되는 이 작은 일탈을 그도 싫지 않은 눈치다. 시청자 역시 매주 어디까지 이 세계관이 확장될지 흥미진진하다.
이제 시대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가면을 쓸 것을 권한다. 이를 ‘멀티 페르소나’라고 한다. 이제는 비단 사람뿐 아니라 공간에서도 멀티 페르소나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가까운 예로 성재영이즈피부과 역시 멀티 페르소나를 갖고 있다. 공간을 가득 메운 식물들, 음악, 영상, 블루 컬러의 인테리어… 문화공간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우리 머릿속에 입력된 정형화된 피부과의 모습은 아니다.
부캐는 나의 작은 세계를 확장한다.
“부캐는 나의 작은 세계를 확장한다. 이 평화로운 세계를 유지하려면 우리 모두는 비밀을 알면서도 모른척하며 공범이 되어야 한다”
필자도 부캐 하나를 만들었다. 나의 부캐는 ‘일주일에 두 번만 발레리나’다. 인스타그램 계정도 하나 더 만들었고, 매일 레슨 후에는 발레 일기를 쓴다. 하지만 이 부캐의 존재, 오랜 지인은 아무도 모른다. 아이디도 아예 다르게 만들었고, 철저히 내 얼굴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도무지 발레와 양립될 수 없을 것 같은 필자의 겉모습은 내가 발레를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지인에게 알리기를 주저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매주 두 번, 학원에 가려면 ‘칼퇴’를 해야 했는데 취미 생활하려고 일을 제쳐 두느냐는 시선에 굳이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일상의 활력소가 된다.
“그런데 이 비밀생활, 일상의 활력소가 된다.”
회사 안과 밖에서 철저히 다른 사람이 되는 해방감, 그리고 친구와 가족 이외 하나의 관심사로 묶인 또 다른 네트워크가 생겼다. 부캐를 만들고 나의 작은 세계를 확장하니 더 많은 사람이 나에게 생겼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캐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은 아마 결코 나의 ‘본캐’와 만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더욱 자유롭게 지역도, 직업도 그 모든 것에서 구분하지 않고 친구가 되었다.
우리는 유산슬이 유재석이라는 것을 알지만 태연히 모른 척한다. 나의 부캐 친구들도 굳이 서로를 알려고 들지 않는다. 그러면 우리가 공고히 쌓아 올린 이 평화로운 세계가 무너질 수 있음을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 나의 부캐를 지키려면 함께 시치미를 뗄 공범이 필요하다. 오늘 한번 부캐 만들어보는 것은 어떤가. 본캐를 전복시키며 새로운 나를 만들어내는 비밀스러운 일탈, 그 아슬한 경계를 지키는 것이 당신에게 또 다른 활력소가 될 것을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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