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피부 관리를 하겠어요

여름내 야외에서 혹사당한 피부를 위한 긴급 수분책.
피부과 전문의 성재영 원장에게 가을 피부 관리에 대해 물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는 이가 많다. 그래서 유독 가을 피부 관리가 강조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여름보다 낮아진 기온과 습도로 땀 분비가 줄고 피부 표면 각질층에 함유된 수분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가을에 아토피, 피부염, 건선 등 피부 질환이 생길 수 있다. 또 여름에 야외 활동이 늘면서 모기나 진드기 같은 벌레나 해충에게 물린 상처가 염증으로 커지기도 하고, 습한 날씨에 곰팡이균이 피부를 공격해 무좀이 더 잘 생긴다. 한여름에 에어컨 바람을 많이 쐬어 겉 피부가 건조해지고 마르기도 한다. 한편 탈모 증상도 가을에 두드러진다. 시쳇말로 가을에 ‘털갈이 한다’는 말이 있듯, 가을 탈모 증상이 생기는 이유는 여름내 땀과 피지 분비, 먼지 등으로 두피가 오염되어 모근을 막기 때문이다. 계절적 변화가 큰 여름과 가을 사이 피부 트러블이 많이 발생하는 만큼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앞서 말한 다양한 피부 트러블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관리가 필요한가?
개개인의 증상에 따라 치료 방법을 달리 해야겠지만, 피부과에서 할 수 있는 기본 관리가 있다. 표피 회복에 도움이 되는 메디컬 케어인 미세 초음파 진동으로 자극받은 피부를 진정시키고, 염증 반응으로 생기는 홍조나 색소 침착에는 초음파, 레이저, 고주파 치료를 병행한다. 또 피부 장벽을 강화하면서 활성산소를 줄이기 위해 ‘더미오케어’를 권하기도 한다. 더미오케어는 고농도 음이온을 체내에 공급해 피부 노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줄이고 피부 재생을 유도하는 게 도움이 된다. 지친 피부에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마그네슘, 칼슘, 비타민 등으로 구성된 ‘마이어스 칵테일’ 수액을 처방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따갑거나 가려운 환절기 피부 질환에 직접 손대는 걸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은 피부 트러블이라도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해 빨리 치료할수록 치료 기간이 단축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특히 눈가와 입가가 건조하면서 잔주름이 두드러지는 듯하다. 각질도 정리되지 않아 화장을 해도 들뜬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없을까?
전체적으로 피부가 건조해지는 계절이라 잔주름이 더 눈에 띌 수 있다. 그래서 피부 깊숙이 수분을 채워 넣는 치료를 하면 좋다. 히알루론산 부스터나 ‘소프웨이브’를 이용한 초음파, ‘써마지’같은 고주파 에너지를 피부 깊숙이 침투시켜 콜라겐 재생을 유도할 수 있다. 이는 여름내 손상된 피부 장벽을 회복시키고 탄력 증진에도 효과적이다.

피부과 치료를 진행하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관리에 대해 조언해준다면?
환절기 피부 관리의 주요 키워드를 꼽으라면, 수분 공급과 진정이다. 환절기에는 각질이 잘 일어나기도 하고, 얼굴이 붉어지거나 가렵고 간지러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대해 피부과 치료를 하면서 집에서 쓰는 화장품에도 신경을 쓰면 좋다. 화장품은 유분 함량이 적거나 오일프리의 저작극성 제품으로 피부 진정과 보습에 집중하고, 비누도 pH5.5 이상의 약산성 제품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무리하게 각질 제거를 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 세정력이 너무 강한 제품이나 알갤이가 있는 스크럽제를 사용할 경우 피부 천연 보습막까지 손상되어 피지가 더 많이 분비될 수 있다. 피부 장벽이 무너지지 않도록 폼 타입 제품으로 세안하는 것이 좋다. 세안과 샤워 후 보습제를 꼼꼼히 바르는 것도 중요하다. 또 여름 못지않게 가을에도 자외선 차단에 신경 써야 한다. 마스크는 자외선 차단 효과가 없다는 걸 유념하고, 자외선 차단 제품을 꼼꼼히 바를 것을 권한다.

콜라겐, 히알루론산, 비타민 C 등 요즘 이너 뷰티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까?
기본적으로 물을 충분히 마시고, 제철 과일이나 채소를 먹는 것이 환절기 피부 관리에 중요하다. 특히 가을이 제철인 사과는 항산화와 항염증 성분 등 다양한 생리 활성 화합물이 들어 있고,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브로콜리, 토마토 등 비타민 C가 풍부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지만 이너 뷰티 제품과 같은 건강 보조 식품도 개인의 증상이나 몸 상태에 따라 알맞게 복용한다면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피부과 전문의 성재영 원장
‘건강한 피부는 느리게 완성된다’를 모토로 20년 넘게 피부과 전문의로 다양한 피부 질환을 치료해왔다. 주요 경력으로 대통령 자문의, 대한피부과의사회 감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서면 메디컬 스트리트 의료관광협의회(SMS) 이사장을 맡고 있다. 단기간 드라마틱한 변화를 추구하는 무리한 시술을 권하지 않으며, 피부에 담긴 개인의 오랜 역사를 꼼꼼히 분석하고 따져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디자인한 피부 관리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성재영이즈피부과의 [이즈로드 EASE ROAD] 섹션은 평소 피부관리에 대한 그의 생각을 에세이 형태로 담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피부 관리에 대한 소소한 팁을 제공한다.

에디터 손지혜
NOBLESSE. 202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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